비트코인과 디지털 아트가 만났을 때: 포스트 우크가 보여준 새로운 감각의 세계

블록체인과 예술, 상상도 못했던 조합

처음엔 그냥 흥미 반, 호기심 반이었어요. '비트코인과 예술?' 잘 와닿지도 않았죠. 그런데 포스트 우크(Post Wook)의 작업을 보게 된 후, 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냥 말로만 듣던 디지털 아트가 아니라, 이건 진짜 어떤 ‘세계’를 보여주는 느낌이었거든요.

제가 처음 그 이름을 접한 건 친구가 보내준 한 장의 이미지였어요. 너무 신비로워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자연스럽게 이 사람이 누군지 찾아보게 됐죠.

'천문학자의 딸'을 마주한 순간

가장 깊게 남은 건 그녀의 신작 ‘천문학자의 딸(The Astronomer’s Daughter)’ 시리즈였습니다. 2025년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전시될 예정이라는 얘기를 듣고, 솔직히 처음엔 ‘전시에 블록체인이라니, 이게 무슨 조합이지?’ 싶었어요.

하지만 작품 설명을 읽고, 디테일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인공위성 데이터, 우주의 사건, 그리고 희귀 사토시까지… 이걸 이렇게 감각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니. 마치 우주 달력을 시각화한 듯한 느낌이 들었죠.

특히 감동적이었던 건, 이 모든 작업이 그녀 아버지의 NASA 근무 경험에서 비롯됐다는 점이에요. 아버지의 흔적을 데이터로 엮고, 그걸 예술로 풀어내는 방식—이건 기술이 아니라 기억에 대한 사랑이더라고요.

“그날의 달빛이 이렇게 아름다웠다고?”

각 작품은 하나의 사토시를 기준으로 특정 날짜의 우주 사건을 표현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작품은 2015년 어느 날의 행성 위치와 달의 위상을 시각화했는데, 그날 하늘색까지 반영된 걸 보고 약간 울컥했어요.

사실 저도 예전에 NASA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그 데이터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이미지로 번역되는 걸 보니까 어딘가 아련하고 벅차더라고요.

블록체인에 새기는 예술—그게 무슨 의미냐고요?

포스트 우크는 작품을 비트코인 블록체인 위에 인스크라이브(inscribe) 해요. 단순한 NFT가 아니라, 진짜로 블록 안에 예술을 '각인'시키는 방식이죠.

예전엔 저도 NFT에 잠깐 발 담갔었는데, 마음에 걸리는 건 항상 ‘진짜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게 맞을까?’ 하는 의심이었어요. 그런데 그녀의 방식은 블록체인 기술을 감성적으로 해석한 느낌이 들어요. 그냥 기술 자랑이 아니라, 예술을 영원히 남기려는 태도랄까요.

“디지털 아트는 누구나 누려야죠”

그녀가 강조하는 ‘접근성’도 정말 와닿았어요. 예술은 일부 콜렉터들만의 것이 아니라고요. 실제로 Target이나 Sotheby’s 같은 곳에서도 그녀의 작업을 접할 수 있도록 열어놨죠.

제 지인 중 한 명도 Target의 기획전에 참여했다가 포스트 우크 작품에 푹 빠졌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이런 거 잘 모르던 친구였는데, "생각보다 되게 따뜻하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 이게 진짜 의미 있는 일이구나 싶었어요.

‘스피어’에서 만난 진짜 공공미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스피어(Sphere)’ 전시는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 거대한 구체의 외벽에, 블록체인 기반 아트워크가 실시간으로 흐르는데… 솔직히 말문이 막혔어요.

이건 그냥 전시가 아니라 퍼포먼스, 아니 거의 우주 체험에 가까웠달까요. 안팎으로 디지털과 현실이 완벽히 엮인 느낌이었어요. 디지털 아트가 단순히 화면 속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직접 호흡할 수 있구나—그걸 온몸으로 느꼈어요.

입체적인 액자 속, 디지털의 감성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쉐도우 박스(Shadow Box) 전시 방식이었어요. 그냥 화면이 아니라, 입체적인 구조 안에 작품이 들어가 있어서, 디지털 데이터의 층이 눈에 보이고 손으로도 느껴지더라고요.

그 덕분인지 디지털 아트가 처음으로 ‘실체감’을 가졌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오프라인의 감성과 온라인의 정교함이 자연스럽게 섞인 느낌이랄까…? 낯설지 않게 다가왔어요.

이건 감정의 구조화예요

포스트 우크의 작업을 보면서, ‘정보를 나열한 게 아니라 감정을 구조화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100개의 사토시 안에 시간과 우주, 그리고 인간의 감정이 어우러지는 그 방식이 너무 감탄스러웠어요.

어느 순간, 그 작품들을 보면서 ‘참 잘 쌓아 올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데이터를 예쁘게 만든 게 아니라, 기억과 철학, 감정을 번역한 거니까요. 그래서인지, 어느 지인은 그걸 보고 “마음이 맑아졌어”라는 말을 남겼고… 저도 정말 공감했어요.

마무리하며: 이건 단순한 예술이 아닙니다

‘천문학자의 딸’ 시리즈는 단지 디지털 아트나 블록체인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건 출발점일 뿐이고, 진짜 중요한 건 기억을 예술로, 감정을 기술로 번역해낸다는 점이에요.

혹시라도 블록체인이나 디지털 아트에 거리감을 느끼셨다면, 이 작업만큼은 한 번 직접 경험해보셨으면 해요. 저처럼요.

처음엔 단순히 ‘보고’, 그 다음엔 ‘느끼고’, 나중엔 ‘기억하게’ 되는 작품이었어요. 그런 경험을 준다는 것 자체가, 예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역할 아닐까요?
앞으로 이런 작품들이 더 많아진다면, 예술은 소수의 감상용 콘텐츠가 아니라, 모두가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블록체인처럼 아직은 낯선 기술도, 이렇게 감정과 기억을 매개로 연결된다면 충분히 따뜻해질 수 있다는 걸 포스트 우크가 보여준 셈이죠. 그래서 이 시리즈가 단순한 시도 이상으로 느껴졌습니다. 저에겐 이 작업이 하나의 ‘기록’이자 ‘기억’으로 남았어요.